조현병의 유발과 관련된 환경적 요인으로 가족관계가 주목받아 왔다. 특히 부모의 양육 태도, 가족 간 의사소통, 부모와 자녀의 의사소통 방식, 부모의 부부관계 등이 정신 분열 중의 발병과 경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되었다.
1. 가족관계 및 사회환경적 요인
조현병은 어머니의 부적절한 양육 태도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조현병 환자의 어머니는 차갑고 지배적이며 자녀에게 갈등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되며 '조현병 우발적 어머니'라는 용어가 사용된 적이 있었다. 이러한 어머니는 자녀의 감정에 무감각하거나 거부적이고 친밀감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고 있거나 또는 자녀에게 과잉 보호적이고 과도한 자기희생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되었다. 그러나 여러 연구에서 이러한 주장이 입증되지 않았으며 어머니의 양육 태도와 조현병의 발병 간에 필연적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조현병 환자의 부모는 이중적 의미의 의사소통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과 그의 동료들에 의해 주장된 이중구속 이론에 따르면, 부모의 상반된 의사전달이 조현병의 유발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상반된 의사전달이란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 서로 다른 시기에 상반된 의사를 전달하거나 동일한 사안에 대해 부모가 상반된 지시나 설명하는 경우를 말한다. 왜인과 가수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의 가족이 나타내는 의사소통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그 한 유형은 애매하고 불명확한 생각을 전달하는 불분명한 소통방식이며, 다른 유형은 명료하지만 논리적인 연결이 부족한 생각을 전달하는 비논리적 소통방식이다. 이러한 소통방식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나 의사소통을 방해함으로써 조현병 환자의 발병이나 경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혼란된 의사소통을 하는 가족에서 조현병이나 그와 유사한 장애를 지닌 청소년이 많이 나타났다는 연구에 의해 지지가 되었으나 양극성 장애의 가족도 이와 비슷한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있어 조현병 환자 가족만이 지닌 특수한 문제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또한 조현병 환자의 가족은 가족 간의 갈등이 많고 강렬한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 조현병 환자의 가족은 비판적이고 분노 감정을 과도하게 표현할 뿐 아니라 환자에 대해 과도한 간섭을 나타낸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며, 이러한 가족의 특성은 표현된 정서라고 학술적으로 지칭된다, 퇴원한 조현병 환자가 재발하여 병원에 재입원하는 비율은 분노 정서의 표현이 낮은 가정에서는 10%인 데 비해 분노 정서의 표현이 높은 가정에서는 58%였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부부관계가 조현병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이러한 부모의 부부관계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그 한 유형은 편향적 부부관계로서 수동적인 배우자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배우자에게 가족에 대한 통제권을 양보한 채 자녀에게 집착하는 경우이다. 예컨대, 가부장적이고 폭군 적인 남편에게 수동적으로 순종하면서 자녀에게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의존하는 어머니가 이에 해당한다. 다른 유형은 분열적 부부관계로서 부부가 만성적인 갈등상태에서 서로의 요구를 무시하고 자녀를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우이다. 특히 여자 조현병 환자의 부모에게 이런 유형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사회문화적 환경이 조현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현병 환자들이 사회경제적인 하류층,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하류층에서 많이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이러한 결과에 근거하여 낮은 사회계층에 속하는 사람은 타인으로부터의 부당한 대우, 낮은 교육 수준, 낮은 취업 기회 및 취업 조건 등으로 많은 스트레스와 좌절 경험을 하게 되며 그 결과 조현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회적 유발설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하류 계층에 조현병 환자가 많이 발견되는 점에 대해서 다른 해석이 제기되었다. 즉, 이러한 현상은 조현병 환자들이 부적응적인 증상으로 인하여 사회의 하류 계층으로 옮겨가게 된 것이라는 사회적 선택설이다. 이러한 상반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조현병 환자와 그 아버지의 직업 및 계층을 조사한 연구들이 이루어졌으나, 두 가설을 모두 부분적으로 지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조현병 환자의 아버지가 대체로 낮은 사회계층에 속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은 사회적 유발설을 지지하는 반면, 조현병 환자는 그 아버지에 비해 지위가 낮은 직업을 갖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사회적 선택설을 지지하고 있다.
2. 취약성-스트레스 모델
조현병은 증상의 활성기와 잔류기가 반복되는 만성적 경과를 보이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주빈과 스프링은 조현병의 발병과정과 임상적 경과를 설명하기 위해 취약성-스트레스 모델을 제안하였다. 이들에 따르면, 조현병은 장애 자체가 만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에 대한 취약성이 지속되는 장애이다. 조현병에 대한 취약성의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며 유전적 요인과 출생 전후의 신체적-심리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취약성을 지닌 사람에게 스트레스 사건이 발생하여 그 적용 부담이 일정한 수준을 넘게 되면 조현병이 발병한다는 것이다. 이 모델은 유전적 요인이 조현병의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유전적 취약성을 지닌 사람도 과중한 환경적인 스트레스가 주어지지 않으면 조현병의 발병 없이 살아갈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조현병이 발생하더라도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증상이 감소하고 병전의 기능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실제로 정신분열증 환자의 80% 정도는 현저하게 호전될 수 있으며 40% 정도는 재발하지 않는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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